앱을 찾지 않는 휴대폰, AI 에이전트를 쓰며 든 생각
요즘 에이전트를 쓰면서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휴대폰에서 앱을 직접 찾아 여는 일이 꽤 줄어들지 않을까요. 뭔가를 하려 할 때마다 앱부터 고르는 대신, 에이전트에게 원하는 일을 말하는 쪽이 더 자연스러워질 것 같습니다.
문자를 확인하려면 문자 앱을, 음식을 주문하려면 배달 앱을 엽니다. 쇼핑을 하려면 쇼핑 앱으로 가고, 사진 한 장을 찾으려면 사진 앱에 들어갑니다. 너무 익숙한 순서지만, 저는 이 과정이 은근히 귀찮습니다. 하고 싶은 일은 정해져 있는데 그 일을 해 줄 앱부터 찾아야 하니까요.
휴대폰에 기능은 많습니다. 그런데 그 기능을 어디서 어떻게 쓰는지는 여전히 제가 알아야 합니다. 에이전트를 사용하다 보니, 앞으로는 이 수고를 굳이 내가 다 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집니다.

사진 한 장 찾는데 앱부터 열어야 할까?
제가 에이전트에게 하는 부탁도 이런 쪽입니다. “사진 찾아줘.” “어떤 문자가 왔는지 확인하고, 답장할 게 있으면 알려줘.” “사진 정리하자.” 앱 이름보다 하고 싶은 일을 먼저 말하게 됩니다.
사진을 찾으려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원하는 사진이 나오는 일입니다. 사진 앱 안에서 어떤 메뉴를 누르고 어떤 검색어를 넣어야 하는지까지 매번 고민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문자도 비슷합니다. 새로 온 내용과 답장할 일을 알 수 있다면, 앱을 열어 하나씩 확인하는 수고를 덜고 싶습니다.
이런 방식이 휴대폰에서도 익숙해지면 사용하는 순서가 달라질 것 같습니다. “어떤 앱을 열지?”보다 “무엇을 할지?”를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문자 확인을 마치고 사진을 정리할 때, 서로 다른 앱으로 이동한다는 구분도 지금만큼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변화가 꽤 클 것 같습니다. 앱을 얼마나 잘 다루느냐보다, 에이전트에게 무엇을 부탁하느냐가 휴대폰을 쓰는 방식에 더 가까워질 테니까요.
직접 즐기는 화면은 계속 찾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어떤 앱이 남을까요. 저는 먼저 게임이 떠올랐습니다. 에이전트에게 게임을 실행해 달라고는 하겠지만, 그 안에서 움직이고 조작하는 일은 제가 하고 싶습니다. 직접 플레이하려고 게임을 켜는 것이니까요.
배달은 주문을 대신해 주면 편합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음식을 받아서 먹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게임은 누군가 대신 플레이해 버리면 제가 즐길 시간이 없어집니다. 같은 휴대폰 안의 기능이어도 맡기고 싶은 정도가 다릅니다.
생각을 조금 더 해 보니 게임만 남는 것은 아닐 것 같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사람들의 사진과 글을 구경하고, 유튜브에서 영상을 골라 보는 시간도 직접 즐기는 경험입니다. 에이전트가 볼 만한 영상을 찾아 줄 수는 있어도, 그 영상을 보고 느끼는 시간까지 대신해 줄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앱의 앞날을 볼 때, 그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거치는 과정이라면 맡기고 싶고, 그 과정 자체를 즐기는 일이라면 직접 들어가고 싶습니다.
사진 앱도 사진을 찾고 정리할 때는 도움을 받겠지만, 추억이 담긴 사진을 천천히 보고 싶은 날에는 직접 열 수 있습니다. 같은 앱 안에서도 맡길 일과 즐길 일이 나뉘는 겁니다.

쇼핑 회사와 나 사이에 에이전트가 들어온다면
이 생각을 쇼핑과 배달로 이어 보면 더 재미있습니다. 에이전트가 쇼핑·배달 서비스와 연결돼 상품을 찾고 주문까지 도와준다면, 저는 그 회사의 앱을 열지 않고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회사는 계속 상품을 팔고, 주문을 받고, 배송을 합니다. 제가 만나는 첫 화면이 그 회사의 앱에서 에이전트로 옮겨가는 것이죠. 사용자가 에이전트에게 부탁하고, 에이전트가 필요한 서비스에 연결되는 모습입니다.
이렇게 되면 쇼핑 회사와 에이전트 사이의 연결이 지금보다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사람들에게 자기 앱을 열게 만드는 일에 더해, 에이전트를 통해서도 상품을 찾고 주문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중요해지는 겁니다. 제 눈에는 사용자를 만나는 에이전트와 실제 주문을 처리하는 회사가 함께 중심에 서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쇼핑도 늘 같지는 않습니다. 살 물건이 정해져 있으면 대신 찾아 주문해 주는 쪽이 편하겠지만, 이것저것 구경하고 고르고 싶은 날에는 직접 쇼핑 화면을 보고 싶을 것입니다. 쇼핑 앱 하나에서도 두 방식이 함께 쓰일 수 있습니다.
제가 “앱을 덜 쓰게 될 것 같다”고 느끼는 것은 이런 변화입니다. 서비스는 계속 돌아가지만, 앱을 찾아 열고 메뉴를 따라가는 시간이 제 일상에서 줄어드는 것. 필요한 일은 에이전트에게 말하고, 직접 즐기고 싶은 순간에는 화면으로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다음 휴대폰에서 제가 가장 자주 찾는 것은 특정 앱의 아이콘일까요, 에이전트일까요. 요즘 에이전트를 쓰면서 자꾸 떠오르는 질문입니다.
Korean Stock Ins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