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12단에서 8단으로? AI 패키지가 넓어질 때 삼성전기·두산·한미반도체에 생기는 기회

HBM 12단에서 8단으로? AI 패키지가 넓어질 때 삼성전기·두산·한미반도체에 생기는 기회

AI 반도체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범위가 메모리의 적층 높이에서 패키지 전체로 넓어지고 있다. 높은 용량과 대역폭을 구현하면서 열, 수율, 공급량까지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변화가 대형 패키지 기판과 고속 신호용 소재의 사업 기회를 키울 것으로 본다. HBM 단수를 낮추는 설계가 그 흐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고객이 유지하려는 사양에 달려 있다.

TrendForce의 2026년 8월 4일 조사는 엔비디아가 Rubin Ultra에 기존 12단 HBM4e 외에 8단 HBM4e, 12단·8단 HBM4를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DRAM 공급 제약과 고단 제품의 인증·수율이 배경이다. 최종 구성의 검토 단계라는 전제를 놓고, 설계 선택이 공급망의 수익 구조를 어떻게 바꾸는지 살펴볼 만하다.

HBM에서 인터포저 기판 PCB까지의 연결
KSI 제작 도식 · HBM에서 인터포저 기판 PCB까지의 연결

DRAM 적층부터 AI 가속기 보드까지


HBM의 8Hi·12Hi는 각각 적층된 DRAM 다이 8개·12개를 뜻한다. 그 아래의 베이스다이는 외부와 신호를 주고받는 연결 기능을 담당한다. DRAM을 수직으로 잇는 TSV는 실리콘을 관통하는 전극이고, 칩 사이 접점은 각 층의 전기적 연결을 완성한다. HBM은 이런 스택을 여러 개 GPU 옆에 배치해 넓은 병렬 통로로 데이터를 교환한다.

공정을 나누면 DRAM 제조와 TSV 형성, 웨이퍼 박막화, 다이 검사와 선별, 정렬·접합, 보호재 충진, 완성 스택 검사로 이어진다. 이후 GPU와 HBM을 인터포저나 미세 재배선 구조에 통합하고 패키지 기판에 연결한다. 완성된 패키지는 다시 가속기 PCB에 실린다. 단계마다 불량을 검사하는 것은 비싼 부품을 조립한 뒤 잃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부품·공정 맡는 역할 사업 분석에서 볼 항목
DRAM 다이·TSV 저장과 수직 연결 비트 공급량, 양품률, 미세 공정
베이스다이 HBM 외부 인터페이스 스택 수, 로직 공정, 고객 맞춤 기능
인터포저·RDL GPU와 HBM 사이 미세 배선 면적, 연결 밀도, 통합 수율
FCBGA 기판 패키지의 신호·전력을 보드로 연결 면적, 층수, 휨 제어, 생산능력
PCB·CCL 가속기 보드와 그 소재 신호 손실, 보드 층수, 시스템 출하량

SK하이닉스는 HBM4 베이스다이에 TSMC의 로직 공정을 활용하는 협력을 발표했다. 이는 저장용 DRAM을 잘 만드는 능력과 외부 연결 기능을 구현하는 능력이 함께 중요해진다는 사례다. SK하이닉스·TSMC 협력 발표


같은 용량에서 넓게 배치하고, 용량을 더 늘리는 계산


DRAM 한 장의 용량을 3GB, 초기 구성을 12단 HBM 8스택이라고 가정한다. 이때 총용량은 3GB × 12 × 8 = 288GB다. 다음 표는 실제 제품 사양 예측이 아니라 설계 선택의 물량 효과를 비교한 것이다.

항목 기준 구성 총용량 유지 총용량 확대
적층 높이 12단 8단 8단
HBM 스택 8개 12개 16개
DRAM 다이 96개 96개 128개
총용량 288GB 288GB 384GB
베이스다이 8개 12개 16개

총용량을 유지하면 베이스다이가 50% 더 필요하다. 스택을 놓을 면적과 접속해야 할 신호선도 증가한다. 전체 패키지 면적은 GPU 크기, 배선 영역, 간격과 전원 설계까지 합쳐 정해진다. 따라서 실제 기판 수요를 평가할 때는 스택 수와 고객의 배치를 함께 봐야 한다.

8단 HBM을 16스택으로 늘리면 384GB가 된다. 기준보다 총용량은 33.3%, 베이스다이 수는 100% 증가한다. 이 설계에서는 DRAM 공급량 확대와 더 많은 메모리를 연결하는 기술이 함께 필요하다. 낮은 적층과 넓은 배치를 통해 총용량을 유지하거나 확장하는 방향이 이번 분석의 중심이다.

스택 수 증가는 GPU의 메모리 컨트롤러와 물리적 인터페이스, 인터포저 배선을 함께 늘리는 설계를 요구한다. 기존 GPU 옆에 HBM을 더 붙이는 것만으로 구현되지는 않는다. 차세대 제품을 설계할 때 연산 칩과 패키징을 함께 최적화해야 하는 이유다.

동일 용량과 용량 확대의 물량 비교
KSI 제작 도식 · 동일 용량과 용량 확대의 물량 비교

용량·대역폭·열을 함께 최적화한다


총용량은 ‘다이당 용량 × 적층 수 × 스택 수’로 계산할 수 있다. 이론적인 외부 대역폭은 ‘인터페이스 폭 × 핀당 전송률 × 스택 수 ÷ 8’로 계산하며, bit를 byte로 바꾸기 위해 8로 나눈다. 적층 수는 이 대역폭 식에 직접 들어가지 않는다. 실제 처리속도에는 메모리 접근 패턴과 내부 병렬성, 지연시간 등이 추가로 작용한다.

더 많은 스택과 그에 맞는 연결 통로를 확보하면 용량과 총대역폭을 함께 높일 수 있다. AI 모델의 가중치와 실행 중 저장하는 데이터가 커질수록 이 조합의 가치도 높아진다. 동시에 GPU 가장자리의 접속 영역, 배선 길이와 전력이 늘어나므로 패키지 설계가 시스템 성능을 좌우하는 비중도 커진다.

높은 적층에는 박막화와 휨, 접합 정렬, 열 배출의 난도가 따른다. 다만 냉각 성능은 층수 하나로 정해지지 않는다. 칩 두께와 접합재, 전력 밀도, 위아래 열전달 경로가 함께 영향을 준다. SK하이닉스가 설명한 MR-MUF는 범프를 리플로로 연결한 뒤 칩 사이를 몰딩 재료로 채우는 공정이다. 열압착·필름 기반 방식과 장비 사용 방식이 다르다. MR-MUF 기술 설명

이 구조 때문에 수율도 단순히 ‘층수가 낮아지면 얼마 개선된다’고 고정할 수 없다. 양품 다이 선별과 접합 불량, 검사·수리 가능 범위가 제품마다 다르다. 투자 관점에서는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을 만족시키면서 최종 양품을 얼마나 싸고 빠르게 공급하는지가 중요하다.


대면적 패키지의 가치는 어디서 생기나


TSMC는 2026년 4월에 5.5레티클 CoWoS 생산과 2028년 14레티클 제품 계획을 발표했다. 후자는 대형 연산 칩 약 10개와 HBM 20스택을 통합하는 방향이다. 단수 조정과 별개로 한 패키지 안의 연산·메모리 통합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TSMC 패키징 로드맵

기판이 커지고 배선이 복잡해지면 미세한 신호를 안정적으로 전달하고 전력을 분배하는 난도가 높아진다. 휨과 접합 신뢰성까지 맞추는 업체의 기술 가치가 커질 수 있다. 동일한 제조 패널에서도 제품 하나가 차지하는 면적이 늘면 생산 가능한 개수는 줄어드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높은 판매 단가와 양품 생산능력을 함께 확보해야 성장 수요가 이익으로 연결된다.

우리가 보는 기판 매출의 기본 관계는 패키지 출하량 × 고객 내 공급 점유율 × 제품당 판매 단가다. 면적·층수·공정 난도는 판매 단가와 생산비 양쪽에 영향을 준다. 패키지가 커진다는 사실만큼, 고부가 제품의 양산 수율과 가동률이 중요하다.


삼성전기, 투자 규모가 보여주는 성장의 시간표


삼성전기는 세종 4조2,700억원과 베트남 2조5,100억원, 합계 6조7,800억원의 FCBGA 투자를 발표했다. 세종 양산은 2028년 9월, 베트남은 2030년 6월을 목표로 제시했다. 회사는 고객의 자금 지원과 중장기 물량 협의도 설명했다. 삼성전기 공식 발표

이 회사는 국내 관련주 중 대형 패키지 기판이라는 변화에 직접 연결된다. 우리는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고객 기반의 장기화가 기업 가치를 높이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익이 크게 늘어나는 시점은 설비투자 발표보다 뒤에 올 가능성이 높다. 초기에는 감가상각·인력·공정 안정화 비용이 들고, 이후 출하가 늘면서 고정비가 분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객 확보와 양산 일정, 공장 가동률의 순서로 읽는 편이 유용하다. 설비가 준비돼도 고객 제품의 출시가 늦어지면 투자 회수 기간은 길어진다.


두산·이수페타시스, AI 보드로 넓어지는 기회


두산의 CCL은 회로기판을 만드는 소재다. 고속 신호를 다루는 보드에서는 손실을 줄이고 열·기계적 특성을 유지하는 소재의 가치가 올라간다. 회사는 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에 대응한 태국 생산 거점을 발표했다. 이수페타시스는 공식 제품군에 AI 가속기용 PCB를 소개한다. 두산의 CCL 투자 · 이수페타시스 제품 설명

두산은 소재의 고급화, 이수페타시스는 보드의 고다층화와 출하 증가에 초점을 맞춰 볼 수 있다. 우리가 기대하는 수혜는 HBM 베이스다이 증가율의 단순 전가보다 AI 시스템 전체에서 오가는 신호와 전력이 많아지는 데서 나온다. 고객 제품 구성, 원재료 가격과 증설 뒤 수율에 따라 이익 증가 폭은 달라질 수 있다.

관련 기업별 제품 위치와 매출로 이어지는 경로
KSI 제작 도식 · 관련 기업별 제품 위치와 매출로 이어지는 경로

한미반도체의 장비 수요는 단수와 생산량을 함께 본다


한미반도체의 HBM용 TC 본딩 장비는 적층 공정의 정렬·접합 수요와 연결된다. 사업보고서에서 관련 제품과 기술을 확인할 수 있다. 한미반도체 사업보고서

앞의 동일 용량 계산에서 DRAM 다이 총수는 96개로 같았다. 용량 확대 예시에서는 처리해야 할 DRAM이 128개로 늘었다. 장비 수요를 보려면 ‘다이 처리 물량 × 공정 시간’을 장비 처리능력과 가동률로 나눠 생각해야 한다. 실제로는 고객의 기존 설비 여유와 교체 수요도 들어간다.

고단 적층의 기술적 프리미엄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낮은 단수 확대가 장비 주문 감소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존 접합 방식의 사용 기간이 길어지면 해당 장비의 수요가 이어질 여지도 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구리와 절연막을 정밀하게 직접 접합하는 기술로, 채택 시점은 고객의 제품 설계·표면 처리·비용에 달려 있다. 이번 저단 검토만으로 도입 연도를 결정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Applied Materials의 하이브리드 본딩 설명


우리의 견해: 연결 기술의 이익 기여를 따라간다


삼성전기는 패키지 기판의 직접성, 두산과 이수페타시스는 AI 시스템 확장의 파급효과, 한미반도체는 고객의 공정 선택과 투자 규모로 구분해 보겠다. SK하이닉스는 이 모든 설계 선택에서 고객이 요구하는 용량·속도·수율을 맞추는 메모리 공급 역량이 중요하다.

이번 변화는 HBM 생태계 안에서 성장의 경로가 더 다양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고객이 같은 용량을 더 많은 스택으로 구성하면 연결 부품의 물량이 늘고, 총용량까지 확대하면 DRAM과 패키징의 수요가 함께 커진다. 우리는 이 흐름에서 양품 생산능력과 고객을 확보한 기판·소재 기업의 이익 기여가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주가에서는 그 성장이 얼마나 먼저 반영됐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앞으로 실제 패키지 구성, 기판 가동률, 소재의 제품 구성과 장비 수주가 기대를 뒷받침하는지 따라갈 생각이다. 증설 이후 출하가 늦어지는 기업과 고부가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업의 차이가 이익에서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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