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코스피 0.23% 상승: 자사주와 반도체 수출이 지킨 6,835
1조6892억원. 외국인·개인·기관이 모두 판 9월 1일, 기타법인이 코스피에서 순매수한 금액이다. 이 수급이 장중 6,732.47까지 밀린 지수를 되돌려 코스피는 15.78포인트(0.23%) 오른 6,835.80에 마감했다. 그러나 코스닥은 13.04포인트(1.56%) 내린 821.25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날 상승은 위험선호의 전면 회복이 아니라 자사주 매입과 일부 실적·금리 수혜주가 만든 선택적 방어였다.
6,835는 시장 전체의 강세를 뜻하지 않았다
코스피에서는 446종목이 오르고 422종목이 내려 종목 확산이 가까스로 플러스였다. 반면 코스닥은 상승 686종목보다 하락 950종목이 훨씬 많았다. 수급도 선명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4919억원, 기관은 6340억원, 개인은 5398억원을 각각 순매도했고 기타법인이 1조6892억원을 받아냈다. 코스닥에서는 개인이 4338억원을 샀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515억원, 2748억원을 팔았다. 지수 한 줄만 보면 놓치는 핵심은 대형주와 중소형 성장주의 온도 차다.
장 초반에는 미국 국채금리와 국제유가 상승이 위험회피를 자극했다. 미국 2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4.36%, 4.78% 부근으로 올랐고 일본 10년물 금리도 3%를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은 1.8원 오른 1,370.4원에 마쳤다. 그럼에도 오후에 코스피가 반등한 것은 매크로 불안이 사라져서가 아니라 국내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라는 확실한 매수 주체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상 최대 수출이 메모리 대형주를 돌려세웠다
8월 한국 수출은 982억5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68.7% 늘었고, 반도체 수출은 466억5000만달러로 209% 급증해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컴퓨터 수출도 기업용 SSD 수요와 낸드 가격 상승에 힘입어 419.5% 늘어난 62억4000만달러였다. 이 숫자는 장 초반 약세였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0.38%, 1.14% 상승으로 돌려세웠다. SK스퀘어도 2.89% 올랐다.
다만 반도체 업종 전체가 강했던 것은 아니다. 반도체·장비 분류에서는 상승 42종목, 하락 124종목으로 오히려 약세 종목이 압도적이었다. 한미반도체, 이오테크닉스, 주성엔지니어링 등 다수 장비주는 하락했다. 따라서 시장은 “AI 투자가 좋다”는 큰 이야기보다 당장 수출과 자사주 집행이 확인되는 메모리 대형주에만 높은 확신을 부여했다.
돈은 정유·ESS와 손해보험으로 이동했다
두 번째 축은 정유였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재개로 WTI는 배럴당 85.76달러, 브렌트유는 90.49달러로 올랐다. 정제마진과 재고평가이익 기대가 살아나면서 석유·가스 업종은 5.16%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은 여기에 자회사 SK온이 미국 네오볼타 파워에 2027~2031년 총 9GWh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재료가 더해져 7.81% 급등했다. S-Oil도 1.07% 올랐다. 다만 유가 급등이 길어지면 원재료 비용과 소비 둔화로 되돌아올 수 있어 지정학적 프리미엄과 정제마진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
손해보험 업종은 3.20% 상승했다. 장기금리 상승이 신규 채권의 재투자 수익률과 보험부채 할인에 우호적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DB손해보험이 2030년 별도 기준 주주환원율 50% 목표를 제시한 영향이 재평가를 촉진했다. DB손해보험은 6.35%, 한화손해보험은 5.71%, 현대해상은 4.91% 상승했다. 이는 단순 금리 테마보다 손해율 개선, 자본비율, 배당의 예측 가능성을 함께 가격에 반영하는 흐름이다.
KSI 해석: 지수 방어는 성공했지만 확산 확인이 필요하다
시장이 가격에 반영한 것은 세 가지다. 첫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외국인 매도의 충격을 줄일 수 있다는 점. 둘째, AI 메모리 수요가 말이 아니라 수출액으로 확인됐다는 점. 셋째, 고금리와 고유가가 성장주에는 할인 요인이지만 보험·정유에는 선택적 이익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다음 거래일에는 기타법인 매수가 계속되는지, 반도체 호재가 장비·부품과 코스닥으로 번지는지, WTI 85달러와 브렌트 90달러 위의 유가가 유지되는지를 봐야 한다. 외국인이 돌아오지 않고 하락 종목 수가 계속 많다면 6,835는 추세 회복의 출발점보다 대형주 중심의 방어선에 가깝다. 반대로 수출 호재가 중소형주로 확산되고 코스닥 수급이 개선되면 이날의 선택적 반등은 시장 폭 확대의 전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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